전기는 전남에서 만드는데, 혜택은 왜 기업부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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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전남에서 만드는데, 혜택은 왜 기업부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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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른뉴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최근 풍부한 전력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춰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제시되고 있다.

방향은 맞다. AI 산업도, 반도체도, 미래 모빌리티도 결국 전력이 경쟁력이다. 전력이 풍부한 전남광주가 이를 산업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전기가 풍부한 지역이라면, 그 혜택은 왜 기업부터 논의되는가.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 생산지역이다. 지역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생산해 다른 지역으로 공급한다. 이러한 강점을 활용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고 기업을 유치하자는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의 시민들은 폭염이 시작될 때마다 전기요금을 먼저 걱정한다.
우리의 생활은 이미 전기 없이는 유지되기 어렵다.

20년 전만 해도 전기는 냉장고와 TV 정도가 중심이었다. 지금은 에어컨, 건조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 로봇청소기까지 대부분의 생활이 전기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앞으로 AI 가전과 전기차가 일상이 되면 가정의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기는 더 이상 사치재가 아니다. 생활 인프라이자 폭염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필수재다.

그럼에도 현재 주택용 전기요금은 누진제를 적용받는다. 여름철 사용량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단가는 급격히 높아진다. 과거 전기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가 생활환경이 완전히 바뀐 지금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은 필요하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를 통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책의 출발점은 기업이 아니라 시민이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면 언젠가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시민도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낙수효과만 기대하기에는 시대가 달라졌다. 시민들은 먼 미래의 기대보다 지금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원한다.

전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라면, 그 지역 주민이 가장 먼저 에너지 혜택을 누리는 것이 상식이다.

예를 들어 전력 생산지역 주민에게 일정 수준의 필수 전력에 대해 요금 부담을 완화하거나, 폭염 기간에는 생활 필수 전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산업용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주민 체감형 정책으로 연결하는 논의도 필요하다.

지역의 경쟁력은 기업을 몇 곳 더 유치했느냐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그 경쟁력이 시민의 삶을 얼마나 바꾸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전남광주는 풍부한 전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그렇다면 그 성과는 투자설명회에서만 확인될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에서도 확인되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는 지역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시민이 그 지역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끼는 지역이 되어야 한다.
전남의 풍부한 전기는 기업을 위한 경쟁력이기 전에, 이곳에서 살아가는 시민 모두의 자산이다.

이제는 기업에 대한 지원과 주민에 대한 혜택을 따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전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의 시민이 가장 먼저 그 가치를 체감할 때, 비로소 에너지 정책도 지역균형발전도 완성될 것이다.


김금덕 기자 kim0414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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